나를 움직이는 운동 요가

매주 월수금 요가 수업을 듣고 있다. 저녁 먹고 조금 쉬다가 보면 어느새 수업에 갈 시간이다. 수업이 시작하고 선생님을 따라 동작에 집중하다 보면 50분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요가는 책상 앞에서 굳어진 몸을 풀어주는 신비한 운동이다. 요가 수업을 빼먹기라도 하면, 온몸에서 찌뿌둥하다며 소리를 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되도록 수업이 있는 요일에는 약속이나 일을 만들지 않고 꼭 수업에 가려고 한다.

나는 하남 종합운동장에서 요가 수업을 듣고 있다. 종합운동장에서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선생님에게 배울 수 있다. 종류는 줌바댄스, 수영, 탁구, 배드민턴, 방송댄스, 테라피 요가, 헬스, 테니스, 인라인 스케이트 등 정말 다양하다. 센터에는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다양한 수업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시설은 지어진지 오래되어 세월의 흔적을 가지고 있지만, 운영을 잘 하고 있어 불편하지 않다. 4년째 여전히 만족스럽다.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나는 어깨가 잘 뭉치곤 했다. 경추 디스크도 있어 손목이나 팔목도 자주 저렸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많은 부위에 파스를 사용했고, 정형외과에도 종종 방문해서 물리치료도 받았다. 그러나 나아지는 건 그때뿐이었다. 건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친구는 나에게 하남 종합운동장에서 운동 수업을 듣자고 했다. 혼자 하는 운동보다는 선생님이 있는 운동 수업이 좀 더 우리를 느슨해지지 않게 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수영, 줌바, 테라피 요가 이렇게 세 가지 수업 중 가능한 것을 듣기로 했다.

새 수강인원을 받는 날. 놀랍게도 수업마다 가능한 빈자리가 극히 적었고, 그마저도 새벽 6시 이전에 대기를 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수강신청을 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상황을 잘 몰랐던 우리는 수영과 줌바 수업을 눈앞에서 놓쳤다. 낙담했지만, 몇 자리 안 남은 ‘테라피 요가’를 가까스로 신청할 수 있었다. 요가가 무서워 보여서 되도록 수영이나 줌바를 듣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친구는 이름에 테라피가 붙어있으니 괜찮을 거라며 나를 다독였다.

그렇게 듣게 된 요가는 4개월가량 정말 힘들었다. 결코 어려운 동작 하나 없었지만 가벼운 스트레칭마저 쉽지 않았고 매일 밤 근육통이 찾아왔다. 진지하게 다른 운동으로 바꾸고 싶었으나 한 달도 안 돼서 포기하기에는 내키지가 않았다.

그렇게 매주 월 수 금을 눈 딱 감고 다녔다. 손끝, 발끝 , 온몸에 안 쓰던 근육을 깨우고 호흡에 집중했다. 동작을 떠올리고 잡생각은 끌고 오지 않았다. 선생님이 틀어주는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의 요가 음악을 감상하며, 아프기만 했던 근육통이 묘한 시원함으로 바뀌게 될 무렵 점점 요가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매주 조금씩 몸은 부드러워졌고 심했던 목 통증도 줄어들었다. 몸은 가벼워졌고 자신감과 에너지가 생겼다. 매일 밤 엄습했던 불안감이 줄었고 어려운 것을 대할 때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머리도 더 잘 돌아갔고 집중력도 좋아졌다.

우리 몸은 신경과 근육으로 연결돼있어서 한 쪽을 풀어주면 다른 한쪽도 자극을 받게 된다는 뇌 과학 책의 말이 사실이었다. (운동 뒤에 꿀잠을 잘 수 있는 것도 한몫을 한 것 같다.)

요가가 나에게 되찾아 준 것은 정말 많다. 점점 sos를 부르고 있던 몸이 건강해졌고, 짜증과 불안감이 많아지고 있던 내면에 새로운 숨 쉴 공간을 만들어줬다. 여전히 매주 월 수 금에 요가를 가기 위해 바쁘지만 그 시간이 늘 기다려지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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