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워크를 시작한 이유

이번 달 마지막 주(3월 말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간다. 작년 9월, 태국 방콕으로 첫 해외 리모트 워크를 다녀오고 공식적인 두 번째 해외 리모트다. 해외 리모트 워크라고 하면 제법 거창해 보인다. 그저 컴퓨터 들고 떠나는 것인데 말이다.

리모트 워크가 내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된 것은 1년 남짓 된 일이다. 작년 2월, 우리 팀은 새로운 사업을 해나갈 큰 그림을 수립했다.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지만, 후유증처럼 울적함과 힘듦이 찾아왔다. 그때는 그게 번아웃(burn out: 다 타버린 상태를 일컫는 단어)인 줄 몰랐다.

조바심은 나는데 일에 집중은 안 되었다. 우리 팀의 멋진 진전이 빨리 실현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진전을 만들어 냈으니 쉬고 싶었다. 이런 두 가지 마음이 요동치던 어느 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나를 늘 묵묵히 지켜봐 주던 친구가 그 길로 여행을 가자며 2박3일 숙소를 예약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인천 부평으로 떠났다. 추운 칼바람을 뚫고 컴퓨터 가방을 들쳐 맨 우리는 인천의 도요코인 숙소에 도착했다. 인천 로컬 시장에서 포장해온 김치 부침개와 닭강정을 먹으며 울적했던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냈다.

토요코인에서 아침햇살과 함께 조식을 먹으며

인천에서의 2박 3일은 뜻깊은 시간이었고, 다시 힘을 내 일할 용기를 주었다. 번아웃이 올 것 같을 때, 마음이 답답할 때, 일은 해야겠는데 너무 쉬고 싶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떠나는 여행을 리모트 워크라고 처음 명명하게 된 여행이었다.

국내에서는 총 6번의 리모트 워크를 다녀왔고, 매번 다녀올 때마 업그레이드되는 우리를 마주할 수 있었다.

  • 2월: 인천 부평
  • 5월: 인천, 거제도
  • 6월: 경주, 대전
  • 7월: 진도

그 뒤로 더 과감하게 시도하게 된 것은 해외 리모트 워크였다.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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