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인공지능과 함께 개발 중이다. 이름은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이다. 조종사 모자를 쓰고 있는 귀여운 로봇 로고의 AI는 코드 에디터 안에서 대활약 중이다.
깃허브 코파일럿은 Microsoft의 Github에서 내놓은 프로그래머 AI다. 개발자의 작성 의도를 파악하고 함수명, 변수, 로직 등을 제안하는데 그 정도가 아주 놀랍다. 월 10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독할 수 있고, 학생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Copilot은 성공적으로 사용자 유치를 완료했고, 2023년 3월 17일 발표에 의하면, Microsoft는 모든 생산성 도구(앱)에 Copilot을 제공한다고 한다.
개발을 하다 보면 탐색과 선택에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처한 상황과 목적에 걸맞은 좋은 예시(best practice)를 찾아서 코드의 안정성을 더하기 위한 노력이다. 어느 날은 운이 좋아서 잘 정리된 답변을 한 번에 찾을 수도 있지만 무한정 답을 찾아 헤매는 날이 더 많다. 항상 반복하는 작업이지만 늘 쉽지가 않다.
탐색의 어려움이 있을 때, 코파일럿은 아주 적절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제안된 코드가 100% 꼭 맞지 않더라도 생각해 볼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또, 잊어먹을 수 있는 작업을 잊지 않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슬그머니 커서 앞으로 코드를 준비해 주는 코파일럿은 정말 편리하다. 내가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조종사의 역할이라면, 코파일럿은 내가 목표한 바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부조종사인 것이다. Copilot이라는 이름이 절묘하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AI의 한계를 인지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속도가 너무 빠른 AI는 인간의 속도를 방해한다. 커서를 멈추고 종종 코드에 대해 고민하는데 그 공백을 치고 들어오는 AI의 제안이 간섭으로 느껴진다. 또, 생각의 가짓수가 제한되고 속도의 늪에 종속되는 경험을 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삽질을 하는 것은 그 문제가 크든 작든 필요한 경험이다. 시행착오 없이 쉽게 답을 얻으면 당장은 생산성이 늘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 안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지 않고 경험의 기회마저 포기한다면 결국엔 조종사임을 포기하는 일이다.
눈부신 기술 발전의 근간에 존재하던 것은 지난한 공부와 탐구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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